배우자는 조금 못난 편이 낫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여성에 대해 왜곡된 시각을 드러낸 외신 인용 기사가 경향신문에 실렸습니다. 당시 한국뿐만 아니라 서구 사회에서도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종종 편견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1963년 1월 8일 자 경향신문에 따르면, 프랑스의 한 대학생이 독신 남성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통계 분석에서 다소 뜻밖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조사에 참여한 남성들이 꼽은 여성의 가장 큰 문제는 다름 아닌 '너무 아름답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알 수 있는 1960년대 프랑스 남성들의 여성관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아름다운 여인은 남자에게 냉담하다. 이유는 주위에서 아름답다고 추켜세워주면 그 여성의 가장 큰 관심사는 자기 자신의 용모뿐이기 때문이다.
②현대의 미인은 한 남자의 사랑보다 모든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기를 원하고 있다.
③아름다운 여성은 거의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 남편이나 가정에 소홀할 것이다.
④아름답다는 이유로 주위 여성들로부터 미움을 받기 때문에 이웃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
오늘날 성평등적 관점에서 보면 다소 시대착오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이 결과는 당시 사회의 성 역할 인식과 미의 기준이 반영된 해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경우를 보자면, 흔히 남학생들은 여성의 눈물에 약하다고 하죠. 그러나 오스트리아의 남학생들의 경우는 불과 10%로 정도만 여성의 눈물에 약해지고 그 밖의 대다수는 "여성의 눈물은 신경질나게 만든다"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울고 있는 여성은 늘 이기심과 허영심이 강하다.", "조그마한 일에 쉽게 우는 여성을 나는 신뢰 안 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우는 여성은 자기 자신의 일만 생각하고 자기가 우는 사실로 말미암아 내가 얼마나 곤경에 빠지는지를 조금도 생각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여성은 유럽 여성처럼 쉽게 안 운다. 그래서 유럽 남성은 미국 여성을 좋아한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오늘날 21세기의 시각에서 보면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해당 기사에 담긴 주장은 객관적인 통계 분석이라기보다는 당시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여성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성의 가치를 외모로만 판단하고, 그 외모가 사회적 관계나 인성, 역할 수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단정 짓는 것은 성차별적 시각에 해당합니다.
이 기사는 단지 과거의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 해석 과정에서도 분석자의 주관적 편향이 개입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