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톱 라이센서 주요기업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발표한「새로운 성장(10) 지식재산권의 산업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지식재산권(IP) 산업화 역량은 주요 국가에 비해 여전히 크게 뒤처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지식재산권을 기반으로 한 산업화’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지재권 보유와 활용 측면에서 성과가 미미하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세계적 지재권자(Global Top Licensor) 50명의 명단을 분석한 결과 미국은 무려 32개의 IP를 보유하며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했고, 일본 7개, 중국과 프랑스 각 2개, 스웨덴·영국·캐나다·이탈리아·독일·핀란드·덴마크 등이 각 1개씩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한국은 단 한 개의 IP도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글로벌 IP 산업에서의 경쟁력 부재가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보고서는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정책 방향으로 '스토리 중심의 슈퍼 IP 전략 마련', 'OTT 시대에 대응할 IP 주권 펀드 조성', K-산업의 해외 지재권 확보 지원 등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창작물 보호에 그치지 않고, 지식재산권을 산업과 금융, 유통에 연결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IP를 중심으로 막대한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월트디즈니는 미키 마우스(Mickey Mouse), 겨울왕국(Frozen), 스타워즈(Star Wars), 마블(Marvel), 픽사(Pixar)등 슈퍼 IP를 활용해 의류 브랜드 및 대형 유통사와 협업을 전개하며 2024년 한 해에만 약 620억 달러 규모의 상품 판매를 기록했습니다.
해즈브로는 트랜스포머 IP를 기반으로 모노폴리(Monopoly), 너프(Nerf), 마이 리틀 포니(My Little Pony) 등으로 161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워너브라더스는 배트맨, 해리 포터(Harry Potter), DC 유니버스(DC Universe) 등으로 약 15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등 다양한 산업에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NBC유니버설은 미니언즈(Minions), 슈퍼 마리오(Super Mario), 해리 포터(Harry Potter), 위키드(Wicked) 등으로 170억 달러를 기록하며 영화 스튜디오와 미디어 그룹을 바탕으로 IP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습니다.
미국 상위 32개 라이선서가 보유한 IP에서 파생된 연간 수익은 약 2,424억 5천만 달러, 한화로 338조 원에 달했습니다. 같은 해 한국 GDP의 약 13%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아이디어와 창의력, 즉 '소프트 파워'를 통해 국가 단위에서 거대한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유럽, 중국 역시 자국 대표 IP를 세계적 브랜드로 육성해 산업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산리오는 헬로키티(Hello Kitty), 마이멜로디(My Melody), 시나모롤(Cinnamoroll) 등 통해 연간 84억 달러를 벌어들이며, 핀란드의 무민 캐릭터즈는 약 7억 7천만 달러, 중국의 알파그룹은 양과 회색늑대 IP로 7억 2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글로벌 순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반면, 한국의 IP 산업화 부진 원인으로는 '원천 IP 부족', 'IP 활용 전략의 미흡', '투자 여력 부족'이 꼽힙니다. 보고서는 특히 그동안 한국 경제가 제조업 중심의 ‘하드 머니’에 의존해 성장해 왔으나 앞으로는 아이디어와 창의력으로 벌어들이는 ‘소프트 머니’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교역 환경에서 관세 장벽이 강화되는 가운데, 물리적 상품을 넘어 무형 자산을 통한 경쟁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결국 이번 보고서는 한국이 글로벌 IP 경쟁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슈퍼 IP’ 발굴과 산업화 전략을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습니다. 지식재산권을 국가 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과제가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다가온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