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본인 의사 따라야! 68%
MZ세대의 행동 방식과 가치관에 대해 기성세대가 종종 놀라울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를 돌아보면, 젊은 세대의 새로운 가치관 앞에서 기성세대 역시 혼란을 겪었던 순간들이 적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동아일보 1980년 12월 16일 자 기사에 보면 한국행동과학연구소에서 10여 년 차이를 두고 ‘한국인의 가치관의 변화’를 조사한 자료가 게재돼 흥미롭습니다. 조사는 1971년과 10여 년이 지난 1980년 조사 결과를 비교했는데요. 조사 대상자는 아쉽게도 가정주부 한정이었다고 합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가정’항목에서 가장 심한 변화를 보였는데요. 가령 결혼에 대해 ‘부모가 반대해도 본인이 좋으면 해야 된다’는 질문에 71년에는 57%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는데, 1980년에는 68%로 크게 높아졌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농촌지역 응답자들은 ‘그렇다’는 응답이 73%에 달해 도시 주부들보다 더 적극적인 결혼관을 가졌다고 합니다.
재산 문제에 대해서도 ‘딸에게도 재산을 물려줘야 한다’는 응답이 1971년에는 69%였는데, 80년에는 79%가 찬성이라고 답해 훨씬 진보적인 견해가 강해졌습니다. 재미있는 조사로는 ‘조상의 제사는 3, 4대까지 지내야 한다’는 주장이 1971년에는 64%였는데 1981년에는 54%로 크게 낮아졌다는 사실입니다.
사회적인 가치관 항목에도 재미있는 질문이 있는데요. 가령 ‘사람을 고용할 때 동향 사람을 쓰는 게 좋다’는 응답이 71년에는 53%였는데, 80년에는 32%만 찬성했다고 합니다. ‘연장자를 우대해야 한다’는 응답도 71년에는 39%였는데, 80년에는 27%만이 그렇다고 답변했습니다. ‘남녀칠세부동석’에 대해서는 71년 조사에서는 36%가 ‘우리의 좋은 풍속이다’라고 답했지만, 80년 조사에서는 40%가 그렇다고 답해, 오히려 보수적인 견해가 더 커지기도 했습니다.
정치의식 조사에서도 진취적인 성향으로 바뀌었는데, 가령 ‘동네일은 동네 사람들의 의사대로 해야 한다’는 질문에 71년에는 51%가 그렇다고 답했지만 80년에는 66%가 찬성했습니다. 또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은 개인의 노력이나 힘으로 될 수 있다’는 응답은 71년에 46%이었지만 80년에는 53%로 과반수가 넘었다고 합니다. (사진:서울기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