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한국 사람 눈에 비친 미국인은?
2022년은 한국과 미국이 처음으로 외교 관계를 맺고 함께 걸어온 지 140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오늘날 두 나라는 굳건한 동맹국으로서 서로에게 가까운 존재가 되었지만, 1882년에 처음 수교했을 당시, 한국인의 눈에 비친 미국인은 마치 이상한 나라에서 온 이상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시절, 미국 선교사들이 전도 활동 중에 받은 질문들은 매우 독특했습니다. '미국 사람도 책을 읽을 줄 아느냐', '부모상을 3년 동안 치르느냐'와 같은 질문부터 시작해서, '당신들은 머리에 눈이 하나뿐이라고 들었는데 왜 당신은 두 개나 있고 똑바로 박혀 있느냐'는 식의 상상하기 어려운 질문들까지 있었습니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마음만 먹으면 눈이나 이를 빼었다가 다시 끼울 수 있다던데 한번 보여달라'며 졸라대기도 했습니다.
1890년에는 한 미국 선교사가 해주를 방문하다가 검문에 걸려 해주 목사의 신문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때 목사가 미국이 어디 있는지를 묻자, 선교사는 지구 반대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해주 목사는 미국인이란 파리처럼 천장에 붙어 사는 귀신이라 생각하고 겁을 먹었다고 합니다.
반면, 그 시기 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 역시 황당무계했습니다. 당시 유럽인들에게 한국은 금이 많이 나는 나라였으며 불로장생의 약초인 인삼을 해외에 팔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 배의 맛이 뛰어나고 산마다 금은보화가 가득하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심지어 조선 여성들은 활달하고 자유분방하며 육감적이라는 이야기도 퍼졌다고 합니다. (사진 : 나무위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