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591만 가구 시대

최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가구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4년 말 기준 591만 가구에 달합니다. 전체 가구의 26.7%를 차지하는 수치로 약 1,546만 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3명은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가운데 특히 강아지를 기르는 가구가 많았으며, 그 수는 455만 가구에 이릅니다. 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종은 몰티즈와 푸들입니다. 귀엽고 순한 성격의 소형견들이 여전히 반려견 선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기르는 데에는 사랑뿐 아니라 현실적인 어려움도 따릅니다. 전체 반려동물 가구 중 약 80.1%는 반려동물을 혼자 집에 두는 경우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들이 혼자 있는 시간은 하루 평균 5시간 54분에 달했습니다.
양육 비용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현재 반려동물 1마리를 키우는 데 드는 월평균 비용은 약 19만 4천 원으로, 2년 전보다 4만 원가량(26%) 상승했습니다. 이 중 사료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35.1%), 간식과 건강보조식품이 그 뒤를 잇습니다. 정기배송 서비스, 맞춤 사료, 건강 간식 등 반려동물 맞춤형 소비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반려동물 치료비 지출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 주목되는데, 최근 2년 이내 반려동물 치료를 위해 비용을 지출한 가구는 70.2%에 달하며 평균 치료비는 102만 7천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불과 2년 전보다 거의 2배에 가까운 수치로, 단 한 번의 질병이나 사고가 큰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같은 현실은 반려동물 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배경이 되기도 합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느끼는 어려움으로는 여행이나 외출 시 맡길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가장 크게 꼽혔습니다(39.1%). 그 외에도 양육 비용 부담(34.1%)과 배설물, 털 관리의 번거로움(33.9%)이 주요 애로사항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은 점점 더 많은 이들에게 일상이 되고 있지만, 그에 따른 책임과 현실적 고려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반려는 단순한 애정 표현을 넘어, 꾸준한 시간과 경제적 여유, 그리고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삶의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