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년 한해 담배 구입에 쓴 돈은 얼마?
우리나라에서 담배의 역사는 임진왜란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광해군이 재위했던 1623년에 담뱃재로 화재가 발생했다는 '조선왕조실록'에도 담배에 관한 기록이 게재돼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궐련이 처음 판매된 것은 1897년 청나라 상인을 통해 들여온 영국 상사의 '칼표 담배'였다고 하네요. 담배 역사는 길게는 500년이 넘고, 궐련 담배도 100년의 역사가 넘습니다. 그만큼 한국인들의 담배 사랑은 대단했는데요.
1920년대 기록에 따르면 당시 대부분의 남성들은 흡연을 했다고 합니다. 동아일보 1924년 2월 10일자 신문에 보면 전매국에서 담배에 관한 재미있는 통계자료를 냈는데. 당시 1년간 담배 구입에 들어간 돈이 무려 ‘1천706만7천290원’이었다고 합니다. 그때 인구가 1천705만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인당 담배 구입에 1원이 소요됐다는 얘긴네요. 하지만 여성이나 어린이, 종교인 등을 제외하고 절반 정도가 흡연자라 치면, 인당 2원꼴로 담배값을 소비했다는 겁니다. 1921년 당시 2원은 거금이었습니다. 천원으로 집 한 채를 살 수 있던 시기였습니다.
지금처럼 생활수준이 높지 않은데다 수입도 궁핍했기 때문에 2원이란 거금을 들여 담배를 피우니 나라에서도 금연 정책을 필수밖에 없었을 거겠죠.
심지어 술값이 그 배가 될 것이라 예상한다면, 1년 동안 담배와 술 소비에만 5천만 원이란 거금이 들었을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