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에 바라 본 미래 직업

씽크누리

‘미래는 컴퓨터 관련 직업이 각광받을 것이다’

1975년, 고려대학교의 정우현 교수는 매일경제를 통해 '미래 직업의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오늘날로 치면 다소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이고 선구적인 전망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시절 대한민국은 아직 산업화의 초입에 있었고 컴퓨터라는 단어조차 대중에게 낯설기만 하던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1970년대 초반의 한국은 1차 산업 중심 국가였습니다. 1965년만 해도 전체 취업자의 59%가 농업, 어업, 임업 등 이른바 ‘농수산업’에 종사하고 있었으며 도시보다는 농촌이 더 익숙한 생활 공간이었습니다. 기술직 종사자가 16%, 판매직이 12%, 전문기술직 및 사무직이 7%, 서비스직이 6%를 차지하고 있었으니, 당시 직업 구조는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단순하고 산업화 이전의 모습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이 구조는 빠르게 바뀌기 시작합니다. 특히 1970년대 들어서면서 대한민국은 본격적으로 산업화 궤도에 진입합니다. 1973년의 통계를 보면 전문기술직 및 사무직 종사자는 11%, 판매직은 15%로 증가하고, 반면 농수산업 종사자는 36%로 대폭 줄어듭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일어난 극적인 변화였습니다. 이는 대기업의 성장과 관련이 깊었습니다. 당시 삼성, LG(당시 럭키금성), 현대와 같은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사무 자동화를 추진하며 컴퓨터를 도입하기 시작했고 이와 함께 전문직, 기술직, 사무직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것입니다.

그는 향후 가장 주목받을 직업군으로 회계사, 경영관리직, 법률직, 교사, 의사, 인사관리, 디자이너, 기자, 번역 및 통역가 등을 꼽았습니다. 이들은 모두 ‘지식 기반’ 혹은 ‘정보 처리 기반’의 직업군으로 단순 노동에서 벗어난 전문성과 판단력을 요구하는 직종들이었습니다. 항공 기술직, 화학 기술직, 기계 계통 기술직 등 고도의 이공계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도 크게 성장할 것이라 예견했습니다.

급진적인 문명의 확산은 인간 정신과의 불균형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심리적 문제를 치유해 줄 상담가나 심리치료사 같은 정신 상담 직업군이 미래 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이는 디지털 시대의 스트레스, 고립, 정신 건강 이슈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오늘날 상황을 놀랍도록 정확히 짚은 통찰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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