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더위를 기록한 년도는?

올여름은 국민 모두가 체감했듯 에어컨 없인 하루도 버티기 힘든,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무더운 계절로 기록됐습니다. 연일 이어진 폭염과 열대야, 한순간 쏟아져 내리는 기습 폭우와 갈수록 짧아지는 가뭄 주기까지 마치 '기후 변화 교과서'를 현실에서 그대로 겪은 듯한 여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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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기상 관측 이후 최고 온도 30.7도 기록

기상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월 1일부터 8월 30일까지 전국 평균 최고기온은 30.7도를 기록했습니다. 1973년 기상 관측 체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종전 최고였던 1994년의 30.5도를 넘어선 것입니다.

불과 지난해 여름이 30.4도로 3위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여름 기온 상승세가 얼마나 가파른지 알 수 있습니다.

낮뿐만 아니라 밤도 문제였습니다. 올여름 야간 평균 최저기온은 21.9도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지난해와 같은 수치이지만 여전히 역대 최고 기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열대야 일수가 늘어나며 많은 국민이 수면 장애와 건강 악화를 호소했습니다.

또한 올여름 폭염일수는 평균 28.1일로 집계되어 2018년(31일)과 1994년(28.5일)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긴 폭염 기간을 기록했습니다.

기온 상승은 단순히 더위에 그치지 않고 대기와 물의 순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대기 온도가 1도 오를 때마다 공기는 약 7%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을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토양의 수분은 빠르게 증발하며 단기간에 가뭄이 발생하는 '급성가뭄'이 올해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강릉의 주요 식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불과 5주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지역 사회에 큰 위협이 됐습니다.

반대로 대기가 수증기로 포화되면 짧은 시간 안에 강력한 비구름이 형성되어 기습 폭우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기상청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기록에 따르면 올여름 시간당 100㎜ 이상 폭우는 무려 9차례 발생했습니다.

이는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한두 건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이며, 지난해 기록된 5건의 두 배 가까이에 해당합니다. 시간당 100㎜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과거 집중호우보다 훨씬 많은 강우량을 동반한 사례가 빈번하게 관측되며, 도시 침수와 산사태 같은 재난 위험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결국 올여름은 단순히 “더웠다”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중 고기압의 영향으로 장기간 지속된 폭염, 급성가뭄과 잦아진 기습 폭우는 기후변화가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스며들었습니다. 이제는 여름의 무더위를 예외적인 현상이 아닌 새로운 일상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모른다는 경고의 신호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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