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임금 근로자는 얼마?
한국 사회의 일터가 점점 양극화되고 있습니다. 같은 일을 해도 고용 형태에 따라 받는 임금이 크게 달라지고 안정된 일자리를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격차는 해마다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비정규직 근로자의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고령층과 여성에게 그 부담이 집중되는 현실은 우리 노동시장이 여전히 구조적인 불평등 속에 놓여 있습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 간의 임금 격차는 180만 8천 원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불과 1년 전에도 174만 8천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그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입니다.
조사 대상 기간인 2025년 6월부터 8월까지의 최근 3개월간 월평균 임금을 보면 전체 임금근로자의 평균은 320만 5천 원으로 전년보다 7만 7천 원 늘었습니다. 하지만 이 평균 뒤에는 뚜렷한 차이가 숨겨져 있습니다. 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389만 6천 원(전년 대비 +10만 원)이었던 반면 비정규직은 208만 8천 원(+4만 원)에 그쳤습니다. 즉, 임금 인상 폭 자체에서도 이미 두 집단 간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시간제 노동자를 제외할 경우 임금 격차는 다소 줄어듭니다. 이때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 차이는 85만 9천 원으로 감소하며 비정규직의 임금 수준은 정규직의 약 78% 수준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시간제를 제외한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303만 7천 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 구분 | 월평균 임금 | 전년 대비 증감액 | 특징 |
| 정규직 | 389만 6천 원 | 10만 원 증가 | |
| 비정규직 | 208만 8천 원 | 4만 원 증가 | |
| 전체 평균 | 320만 5천 원 | 7만 7천 원 증가 | |
| 임금 격차 | 180만 8천 원 | 6만 원 증가 | 역대 최고 수준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22년 만) |
장기적인 흐름으로 보면 격차 확대는 더욱 분명해집니다. 2015년 전체 임금근로자의 평균 임금이 230만 원이었는데, 10년이 지난 2024년에는 313만 원으로 83만 원 상승, 연평균 3.7%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이 증가가 모든 노동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 것은 아닙니다. 같은 기간 정규직은 270만 원에서 379만 6천 원으로 약 100만 원 상승했지만, 비정규직은 147만 4천 원에서 204만 8천 원으로 57만 원 증가에 그쳤습니다. 즉, 임금 상승의 속도와 폭에서조차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입니다.
| 구분 | 2015년 월평균 임금 | 2024년 월평균 임금 | 10년 간 증가액 | 연평균 증가율 |
| 정규직 | 270만 원 | 379만 6천 원 | 약 109만 6천 원 | (약 4.06%) |
| 비정규직 | 147만 4천 원 | 204만 8천 원 | 약 57만 4천 원 | (약 3.89%) |
| 전체 평균 | 230만 원 | 313만 원 | 83만 원 | 3.7% |
임금 격차뿐 아니라 비정규직 규모 자체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2024년 8월 기준 비정규직 노동자는 856만 8천 명,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수치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임금근로자 중 38.2%에 해당하며 2021년의 38.4%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비율입니다.
즉, 우리나라 임금노동자 10명 중 약 4명은 여전히 비정규직 형태로 일하고 있는 셈입니다.
세대별로 살펴보면 고령층의 비정규직 증가세가 두드러졌습니다. 60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중은 35.5%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50대(19.1%)와 29세 이하(18.0%)가 이었습니다.
특히 60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는 전년 대비 23만 3천 명 늘어난 304만 4천 명으로 처음으로 3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이자 2021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입니다.
이러한 결과는 고령층이 은퇴 후에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확보하지 못해 비정규직 형태로 재취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구분 | 비중 | 변화 | 시사점 |
| 60세 이상 | 35.5% (최고 비중) | 전년 대비 23만 3천 명 증가, 처음으로 300만 명 돌파 (304.4만 명). | 고령층의 비정규직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지며, 증가 폭도 4년 만에 최대. |
| 여성 | 57.4% (전체 비정규직 중) | 역대 최고치 경신. 남성(3.5만 명)보다 두 배 이상(7.4만 명) 증가. | 노동시장의 불균형 심화가 여성과 고령층을 중심으로 집중됨. |
| 기타 연령 | 50대 (19.1%), 29세 이하 (18.0%) |
성별 격차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전체 비정규직 중 여성 비율은 57.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여성 비정규직 근로자는 전년보다 7만 4천 명 증가해 남성 증가폭(3만 5천 명)의 두 배 이상이었습니다. 노동시장의 불균형이 단순히 고용형태의 문제를 넘어 성별과 연령에 따른 구조적 불평등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요컨대, 한국의 노동시장은 '고용 형태'라는 경계선을 중심으로 점점 더 나뉘고 있습니다. 임금 격차는 단순한 통계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그것은 곧 노후의 안정성, 가계의 소비 여력, 사회적 격차의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