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이 좋아하는 시와 시인은?
창작과 비평, 문학과 지성사 시선 출신 시인 80명에게 지난 100년간 출판된 시들 중에서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시와 시인을 물었습니다.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는 무엇일까요?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백석 시인의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이 선정되었습니다. 가족과 떨어져 외로운 떠돌이로 사는 이의 삶을 편지 형식으로 그린 서정시입니다. 인간 누구나가 겪을 수 있는 상실의 체험과 극복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 냈습니다. 사투리, 토속적 소재를 통해 향토성, 고백적, 산문적 어조를 취하며 슬픔과 고통을 내면에서 승화시킨 시입니다. 백석 시인은 당시 185cm의 키와 독특한 스타일로 모던보이의 대명사라로 불리고 있습니다.
2위에는 김수영 시인의 '사랑의 변주곡'입니다. 김수영 시인의 언어는 매우 진보적이어서 거칠고 힘찬 어조의 표현을 시 세계 속에 담아내 단순한 시인이 아닌 그 시대에 양심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상적인 시민이라기보다 욕망을 가진 존재로서의 현실적인 시민 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같은 순위로 백석의 '흰 바람벽이 있어'도 함께 선정되었습니다. 3위에는 김수영의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와 '풀', 기형도 시인의 '빈집', 허수경의 '혼자 가는 먼 집'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공동 8위에는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서정주의 '자화상', 신경림의 '농무', 김춘수의 '꽃'이 선정되었습니다.
한편 가장 좋아하는 시인으로는 예상대로 김수영과 백석이 각각 33표로 1위에 올랐습니다. 이어서 김종삼, 윤동주, 최승자, 기형도, 김소월 시인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사진 : 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