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원룸 시장 월세 얼마?
서울의 원룸 시장이 요즘 심상치 않습니다. 마치 '월세 인상 릴레이'라도 열기라도 한 듯, 강남에서 시작된 상승 바람이 서울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월세는 성큼 뛰어오르는데 전세금은 오히려 내려가는, 거꾸로 흐르는 부동산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청년층과 1인 가구는 매달 나가는 월세 고지서를 볼 때마다 "이게 현실이냐"고 한숨을 내쉬는 상황입니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전용면적 33㎡ 이하의 연립·다세대 원룸의 평균 월세는 72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월의 70만 원에서 3.6% 상승한 수치로, 석 달 연속 오름세가 지속된 결과입니다. 흥미롭게도 같은 기간 평균 전세보증금은 2억 1,486만 원으로 1.1% 하락해 전세와 월세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자치구별로 보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 9곳이 전체 평균보다 높은 월세를 기록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강남구는 보증금 1,000만 원 기준 월세 98만 원으로 4개월 연속 서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전체 평균보다 26만 원 높은 금액입니다.
강남구 외에도 중랑구, 84만 원 광진구, 81만 원, 서초구 80만 원 등이 높은 월세 구간을 형성한 지역으로 꼽혔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이 상승세가 더 이상 강남권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구로·광진·중랑 등 외곽 지역으로 월세 인상 흐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월세 상승 폭이 가장 컸던 곳은 구로구로, 한 달 새 25.1%, 즉 14만 원이 오르며 월세 71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중랑구와 광진구도 전세보증금은 감소했음에도 월세는 각각 17%, 9% 상승했습니다.
현장의 중개업소에서는 "최근 신축 원룸 위주로 월세 단가가 급격히 오르고 있다"며 특히 역세권이나 대학가 인근은 한 달 만에 호가가 10만~20만 원씩 오르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의 배경에는 전세 시장에 대한 불신과 높은 금리 환경이 자리합니다. 전세 사기 여파와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승이 겹치면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월세 가격이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안정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반면 임대인들은 금리 인상기에 월세 수익률을 높이려는 기대심리가 강해지면서 전세금이 내려도 월세를 올리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 결과, 전세하락–월세상승이라는 비대칭 구조가 형성된 상황입니다.
서울의 원룸 시장은 청년층과 1인 가구라는 실수요 중심 시장이기 때문에 월세 상승은 곧바로 생활비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이는 가처분소득 감소, 소비 여력 위축 등으로 연결되면서 내수 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실제로 강남뿐 아니라 강북 지역에서도 월세 80만 원대(관리비 제외) 원룸 매물이 증가하면서 업계에서는 이미 서울 월세 100만 원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임대료 급등을 1인 가구 증가, 높은 금리, 소형주택 공급 부족이 맞물린 구조적 문제로 진단합니다. 서울의 소형 임대 시장이 공공임대나 청년주거 지원책만으로는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아 민간 시장에 수요가 몰리고 가격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금리 안정과 신규 소형주택 공급 확대, 중장기적으로는 청년·신혼부부 대상 공공임대주택의 지속적 공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됩니다.
결국 서울 원룸의 평균 월세가 70만 원대 중반을 넘어 100만 원을 향해가는 현 상황은 전세의 퇴조와 월세 중심의 시장 구조 고착을 보여주고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은 한층 더 무거워지고 있는 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