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국내 관광시장의 지형도가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년간 뜨겁게 타올랐던 내국인의 해외여행 열풍은 고물가, 고환율, 고유가라는 '3고(高)' 악재와 맞물려 점차 숨고르기에 들어간 반면, K-컬처와 한국의 매력에 매료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은 사상 최고 수준을 향해 파죽지세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방한 외래관광객의 파상공세와 국민 해외여행의 둔화라는 두 가지 선명한 대비는 올해 국내 관광업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자 새로운 이정표가 되고 있습니다.

해외여행 시장: 상반기 '상고하저'… 5~6월 감소세 전환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해외여행에 나선 국민은 1,496만 1,91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늘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해외여행객이 증가했지만, 증가 폭은 크지 않았습니다. 특히 월별로 살펴보면 여행객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는 모습도 나타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예전만큼 빠르게 늘지 않고 있다는 신호가 보입니다.

상반기 초반의 기세 (1~4월): 1월 해외관광객은 326만 7,988명(전년 동월 대비 9.9% 증가)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습니다. 이어 2월(5.5%), 3월(4.4%), 4월(6.3%)까지 매월 안정적인 증가세를 유지했습니다.

5~6월의 급격한 반전: 그러나 5월에 들어서며 234만 345명(-2.1%)으로 감소세로 돌아서더니 6월에는 200만 4,723명(-10.0%)으로 감소 폭이 대폭 확대되었습니다. 초반 4개월간 쌓아 올린 증가분이 5~6월 두 달간의 감소로 인해 대부분 상쇄되면서 누적 성장률이 2.7%로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상반기 실적을 연환산하면 약 2,992만 명으로 '연간 해외관광객 3,000만 명' 달성에 근접하지만 5~6월의 두 달 연속 감소세를 감안하면 하반기 낙관론은 성급하다는 지적입니다. 경제적 대외 여건(고환율·고유가·고물가)이 지속되는 가운데 여름 휴가 성수기와 추석 연휴 기간의 여행 수요 반등 여부가 올해 연간 3,000만 명 돌파의 절대적인 승부처가 될 전망입니다.

일본·중국 '독주' vs 여타 지역 '침체'

법무부 출입국통계(항공기 첫 도착지 기준)에 따르면 상위 10개 해외 목적지 중 출국자가 증가한 국가 단 두 곳, 바로 일본중국뿐이었습니다. 상반기 해외여행 시장의 소폭 성장은 사실상 두 국가가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본 (1위): 546만 8,836명이 방문하며 압도적 1위를 지켰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하여 상위 10개국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중국 (3위): 171만 4,04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0% 증가하며 3위에 올랐습니다.

동남아 및 미주 지역의 감소세:

베트남 (2위): 196만 8,003명으로 2위 자리는 유지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했습니다.

필리핀: 18.2% 감소

태국: 22.0% 감소

미국: 4.8% 감소

이처럼 장거리 노선이나 일부 동남아 휴양지의 수요는 감소한 반면, 상대적으로 거리 및 비용 부담이 적은 일본과 중국으로 여행객이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방한 외래관광시장: 2,000만 명 시대를 향한 가파른 질주

국민의 해외여행 성장세가 주춤한 사이 방한 외래관광시장은 매서운 기세로 솟구쳤습니다. 올 상반기 방한 외래관광객은 총 1,070만 9,91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3% 증가했습니다.

월별 흐름: 3월 이후부터는 매월 200만 명 안팎의 외래관광객이 지속적으로 한국을 찾으며 대단히 안정적인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연간 전망: 이 같은 흐름이 하반기에도 유지될 경우, 꿈의 수치로 여겨지던 '연간 방한 외래관광객 2,000만 명' 달성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동북아 4개국이 전체의 62.1% 견인

방한 관광시장은 상위 10개 국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며 전반적인 호조를 보였습니다. 그중에서도 동북아 주요 국가는 압도적인 비중으로 전체 성장을 견인했습니다.

중국 (1위): 321만 1,791명이 방문하여 전년 동기 대비 27.1% 증가했으며 전체 방한객의 약 30.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일본 (2위): 194만 9,77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하여 전체의 약 18.2%를 차지했습니다.

타이완 (3위): 115만 446명으로 무려 33.4% 증가해 상위 10개 시장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미국 및 홍콩: 미국은 81만 1,974명(11.1% 증가), 홍콩은 34만 651명(17.2% 증가)으로 집계되었습니다.

특히 중국·일본·타이완·홍콩 등 동북아 4개 시장의 방한객 수는 총 665만 2,662명으로, 전체 방한 외래관광객의 약 62.1%에 달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

올해 하반기 국내 관광시장은 두 가지 대형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첫째는 5~6월 들어 주춤해진 국민 해외여행 수요가 여름 성수기와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반등할 수 있느냐입니다. 고환율과 고물가라는 악재 속에서 소비심리가 얼마나 회복되느냐에 따라 연간 3,000만 명 달성 여부가 판가름 날 것입니다.

둘째는 방한 외래관광객 2,000만 명 달성을 위한 모멘텀 유지입니다. 중국과 일본 등 동북아 핵심 시장의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계절적 요인과 국제정세, 국제선 항공 공급 확대 흐름에 발맞추어 미주 및 동남아 등 중장거리 시장을 얼마나 다변화하고 확대하느냐가 하반기 관광 시장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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