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청년 여성 이동률이 청년 남성보다 높아!
지방 소멸의 위기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최근 통계는 그 위기의 중심에 '청년 여성의 탈(脫)지방'이라는 구조적 현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단순히 일자리가 부족해서 떠나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이 일하고 싶은 질 좋은 일자리와 다양성이 보장되지 않는 지역의 경직된 산업 구조가 그녀들을 수도권으로 밀어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성인지통계시스템 분석 리포트를 바탕으로 2024년 대한민국 청년들이 성별에 따라 왜 다른 지역으로 순유입률이 높아지는지 원인과 실태를 정리해 봅니다.
1. 청년 여성의 '수도권 집중'과 비수도권의 '여초 유출'
최근 인구 이동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비수도권 지역에서 청년 여성의 순유출률이 남성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입니다.
· 유출 심화 지역: 전북, 전남, 경북, 경남 등 호남권과 영남권의 대다수 지역에서 청년층의 이탈이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이들 지역에서는 남성보다 여성의 유출 폭이 더 컸습니다.
· 유입 집중 지역: 남녀 모두 순유입을 기록한 곳은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과 행정 중심지인 세종시뿐이었습니다. 세종은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높은 매력도를 가진 정주지로 나타났습니다.
2.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와 '성별 분리'의 장벽
여성들이 특정 지역을 더 빠르게 떠나는 이유는 해당 지역의 산업 생태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울산과 경북의 사례
울산과 경북(포항, 구미 등)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제조업 중심 도시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는 여성들에게는 오히려 '기회의 장벽'으로 작용합니다.
· 구조적 특성: 남성 중심의 현장직이나 엔지니어 직군 위주의 일자리가 많아 여성의 선택 폭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 결과: 울산의 경우 남성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유입이나 낮은 유출을 보였으나 여성 청년의 순유출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극명한 대조를 보였습니다.
고용의 질적 차이
비수도권은 수도권과 비교했을 때 단순 고용률뿐만 아니라 임금 수준, 상용근로자(정규직) 비중 등 전반적인 근로 조건이 낮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이러한 환경에서 미래 성장의 한계를 느끼고 대도시로 이동을 선택합니다.
3. 이동 패턴의 차이: '대도시 지향' vs '비대도시 분산'
이동 경로를 분석해 보면 성별에 따른 '정주 선호도'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 여성 (수도권·대도시 지향): 20대와 30대 모두에서 수도권 내 이동 비중이 높고, 지방에서 떠날 때도 대도시로 전입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는 문화 생활, 인프라, 직종의 다양성을 중시하는 특성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 남성 (상대적 분산): 남성은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하거나, 비수도권 내에서 이동하는 비율이 여성보다 높습니다. 20대의 경우 수도권→비수도권 이동 비율이 남성(7.8%)이 여성(5.2%)보다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남성들이 지방의 제조업 기반 일자리를 찾아 분산되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4. 고용률과 순이동률의 상관관계: '질적 요인'의 중요성
229개 시군구를 분석한 결과 단순히 "일자리가 많다"는 것만으로는 여성의 이탈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이 증명되었습니다.
· 도시 지역: 고용률이 높을수록 순유입이 늘어나지만 '산업별·직종별 성별 분리(특정 성별 쏠림)'가 심할수록 여성의 유입은 오히려 하락합니다. 즉, '여성이 들어갈 틈이 있는 다양한 직종'이 중요합니다.
· 읍면 지역: 이곳에서는 고용률이 높더라도 여성의 탈출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는 경력 확장 가능성 부족과 열악한 생활 환경 등 정주 여건의 질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을 개인의 선택 문제로 보기보다는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단순한 주거 지원이나 출산 장려 정책만으로는 청년 여성의 지역 이탈을 막는 데 한계가 있으며 성별 관점을 반영한 지역 일자리 정책과 경력 단절 없이 지속 가능한 노동시장 환경 조성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