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기록으로 본 금연의 의미
오늘날 흡연은 개인의 기호나 선택의 문제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공장소 금연, 담뱃값 인상, 경고 그림 등 제도적 장치는 이미 일상이 되었고 흡연의 해로움에 대해서도 대부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흡연이 사회 전체에 어떤 비용과 상처를 남기는지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 대한민국 사회는 흡연을 단순한 생활 습관이 아닌 국가적·사회적 문제로 인식이 시작됐던 시기였습니다. 1979년 말 신문 지면에는 흡연이 초래하는 막대한 재산 피해와 환경 파괴, 그리고 이를 극복해야 할 개인의 책임이 강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1980년 유엔(UN)은 전 세계적으로 흡연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 아래 그해를 '금연의 해'로 지정했습니다. 이는 흡연 문제가 더 이상 개인의 취향이나 사소한 습관이 아니라 인류 공동의 건강과 미래를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라는 국제사회의 선언이었습니다.
당시에는 흡연 행위가 마약에 비유될 정도로 강한 표현이 사용될 만큼 사회적 경각심이 극대화되어 있던 시기였습니다.
대한민국 역시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당시 우리 사회가 겪고 있던 흡연의 폐해는 수치로 드러났을 때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눈에 띄는 피해는 무엇보다 재산상의 손실이었습니다. 무심코 버려진 담배꽁초로 인해 발생한 화재 피해액은 수십억 원에 달했고 이것은 단순 사고가 아닌 반복되는 사회적 손실로 인식되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통계는 길거리와 공공장소에 무단 투기된 담배꽁초의 규모였습니다. 1979년 당시 흡연자들이 버린 담배꽁초를 물질적 가치로 환산하면 무려 632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를 단순한 쓰레기가 아닌 '자원 낭비'로 바라본 시각이었습니다.
이 담배꽁초들을 하나로 이어 붙이면 그 길이는 70만 6,600Km에 이르렀는데, 이는 서울과 부산을 800번이나 왕복할 수 있는 거리였습니다. 숫자는 사회 전체가 감당해야 할 부담의 크기를 직관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1979년 12월 29일 자 경향신문 기사에서도 분명히 드러납니다. 해당 기사는 흡연을 단순한 건강 문제로만 다루지 않았습니다. 대신 흡연은 자기 통제와 의지의 문제, 더 나아가 인간이 자기 자신과 벌이는 가장 치열한 싸움으로 묘사되었습니다.
기사 속에는 “자기 자신과 싸우는 일이 가장 어려운 싸움이며 자기 자신에게 이기는 것이야말로 위대한 승리”라는 문장이 등장합니다. 이는 금연을 개인의 선택을 넘어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이자 인간적 성취로 바라본 시각이었습니다.
1980년은 그런 의미에서 하나의 전환점이었습니다. 흡연의 폐해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었고 개인의 결단과 사회적 노력이 동시에 요구되던 시기였습니다.
국가와 언론, 그리고 국제기구가 함께 금연을 강조하게 된 배경에는 흡연이 사회 전체에 미치는 비용이 안전, 경제,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는 명확한 인식이 자리 잡기 시작한 전환점의 시기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