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북부 아파트값 - 같은 경기도, 다른 세상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은 금리와 경기 같은 경제 상황은 물론 지역별 개발 호재와 공급 여건이 맞물리면서 지역마다 집값이 서로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의 매매가격 상승 압력과 전월세 공급 비탄력성에 따른 대체 수요가 경기도로 전이되는 과정에서 지역 간 '소득 창출 능력'과 '미래 자산 가치'에 따른 선별적 수요 집중 현상이 뚜렷해진 결과입니다.

특히 반도체를 필두로 한 첨단 제조·지식산업 클러스터가 집적된 경기 남부 지역은 자생적 고용 창출력을 바탕으로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반면 경기 북부는 각종 규제와 부족한 산업 기반 때문에 주거지역 중심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이로 인해 집값이 다시 오를 만한 계기를 만들지 못한 채 장기간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의 최신 공표 자료와 실거래 통계 지표를 바탕으로 경기도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체계를 정밀 분석합니다.

거시 지표 분석: 서울을 상회하는 경기 남부의 자산 가치 팽창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셋째 주(6월 15일 기준)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경기 남부 핵심 권역의 연초 대비 누적 매매가격 상승률은 서울 평균치인 4.50%를 유의미하게 상회하며 시장 지배력을 입증했습니다.

광명시: 8.69% 상승

안양시: 7.23% 상승

성남시: 6.98% 상승

용인시: 6.37% 상승

가장 주목할 만한 권역은 화성시 동탄구입니다. 분구(分區)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누적 상승률 9.57%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 상승률 진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아울러 안양시 동안구(9.30%)용인시 수지구(9.03%) 역시 9%를 상회하는 고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집값이 소폭 오르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크게 늘면서 집값도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미시 거래 데이터: 실거래가 급등 및 신고가 비중 확대

경기 남부의 집값 상승세는 실제 거래 자료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1주일 동안 경기도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상위 20개 아파트를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11개 단지가 화성시 동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기 시세 급등 사례: 동탄역센트럴자이 (전용면적 84㎡)

기존 거래가: 11억 2,500만 원

최근 거래가: 14억 2,000만 원

단기 변동폭: 일주일 만에 약 2억 9,500만 원 상승

이와 더불어 용인시 수지구의 경우, 지난달 체결된 전체 아파트 매매 거래 중 신고가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19.4%에 육박하는 등, 전년 동기 대비 질적·양적 지표 모두에서 시장 과열의 징후인 상방 변동성이 뚜렷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경기 북부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

반면 경기 남부의 집값이 빠르게 오르는 것과 달리 경기 북부는 집값 하락과 거래 부진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 북부의 대표 도시인 고양시는 올해 누적 아파트 매매가격이 0.60% 하락했으며,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구별로 보면 창릉신도시 개발 호재가 있는 덕양구는 집값이 소폭 오르며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일산동구1.51%, 일산서구는 1.25% 하락하면서 고양시 전체 집값 하락을 이끌었습니다.

운정신도시 개발이 진행 중인 파주시 또한 수급 불균형과 자생력 부족으로 인해 지난해부터 하락 흐름이 지속, 올해 누적 기준 1.39%의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이 외에도 포천시, 동두천시, 양주시 등 경기 북부 주요 지자체 전반이 광범위한 거시경제적 위축과 맞물려 매수세 위축 및 가격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경기 남·북부 주요 지역 누적 매매가격 상승률 비교

산업 생태계 형성과 고소득 일자리의 주도권

이처럼 경기도 주택시장의 지역별 차이는 단순히 위치 때문만은 아닙니다. 대규모 기업과 산업이 자리 잡고 있는지 그리고 양질의 일자리가 얼마나 많은지가 집값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수도권에서는 전셋값 상승과 매물 부족으로 서울을 떠나 경기도로 집을 찾는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출퇴근이 편리하고 일자리가 많으며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기 남부 (용인 수지·화성 동탄 등): 세계적인 반도체 산업이 모여 있는 지역과 가까워 성장 가능성이 큰 곳입니다.

삼성전자 기흥·화성 캠퍼스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로의 접근성이 뛰어난 이른바 '셔세권(대기업 통근버스 정류장 인접 권역)' 유효 수요가 두텁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소득이 높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이 지역으로 꾸준히 유입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GTX 등 교통망이 개선되고 생활 편의시설도 늘어나면서 집값이 쉽게 떨어지지 않고, 다시 집값이 오르는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기 북부 (고양·파주 등): 첨단 대기업 및 앵커 기업 유치 등 자생적 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며 경제 활동 인구의 상당수가 서울 도심으로 통근하는 '소비형 베드타운'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역 경제를 뒷받침할 산업과 일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금리 변화나 서울 집값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투자와 집을 사려는 수요도 경기 남부로 몰리면서 집값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최근 경기도 부동산 시장의 지형도 변화는 거주 편의성이나 단순 거리 개념을 넘어 '지역 내 총생산(GRDP) 창출 능력' '기업 투자 유치 규모'가 집값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줍니다.

반도체 산업이 집중된 경기 남부는 기업과 일자리, 인구가 계속 몰리면서 앞으로도 집값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경기 북부는 집값 회복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수도권 주택시장의 흐름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만으로 결정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기업들의 투자 규모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교통망이 얼마나 확충되는지, 그리고 지역에 좋은 일자리가 얼마나 만들어지는지가 집값을 좌우하는 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본 자료는 대한민국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되며, 모든 내용과 이미지의 권리는 작성자에게 있습니다. 작성자의 사전 동의 없이 이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