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 출신 의대 신입생 비율은?
대한민국의 최상위권 입시 경쟁의 상징인 의과대학 진학은 교육열과 계층 간 교육 불평등의 단면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영역입니다.
최근 발표된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통계는 이러한 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특히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 출신 고교 졸업생들의 높은 의대 진학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강남 3구 출신이 전체 고교 졸업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18%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전체 의대 신입생의 12.17%를 차지한다는 사실은 교육 자원의 집중과 그 결과가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 이면에는, 정부의 지역인재 전형 확대 노력과 함께 천문학적인 사교육 투입 대비 효율성 논란, 그리고 과도한 N수생(재수 이상) 비율이 초래하는 사회적 비효율성이라는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기도 합니다.
2025학년도 39개 의대 신입생 통계에 따르면 강남 3구 소재 고교 졸업생 출신은 전체 신입생 중 12.17%를 차지했습니다. 의대 정원이 약 1,500명 가까이 늘어남에 따라 강남 3구 출신 신입생의 절대적인 수는 지난해 427명에서 549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강남 3구 고교 졸업생이 전체 고교 졸업생에서 차지하는 비율(3.18%)을 고려할 때, 비강남 지역 대비 의대 진학률이 월등히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수도권 의대에서는 강남 3구 출신 비율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강원 원주의 연세대 미래캠퍼스를 제외한 수도권 9개 대학의 의대 신입생 중 강남 3구 출신 비율이 20%를 넘어섰습니다. 특히 한양대 의대는 신입생의 31.82%가 강남 3구 출신이었으며, 아주대(19.3%), 성균관대(19.64%), 단국대 천안캠퍼스(18.29%) 등도 20%에 육박하는 높은 비율을 보였습니다.
다만, 최근 5년간의 추이를 살펴보면 강남 3구 출신 비율은 2021년 15.3%로 정점을 찍은 후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 13%대를 기록했으나 올해 다시 12.17%로 감소하는 등 소폭의 변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강남 3구 출신 비율의 소폭 감소세는 정부 정책, 특히 의대 지역인재 전형의 본격적인 확대 영향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의대생들의 비수도권 지역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2023학년도부터 지역인재 전형 비율을 본격적으로 확대했습니다.
그 결과 비수도권 의대 26곳의 지역인재 전형 선발 비율은 2023학년도 46.65%에서 2025학년도에는 59.74%까지 증가하며 정부의 권고 비율(60%)에 거의 근접한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이러한 지역인재 전형의 증가는 비수도권 우수 인재에게 의대 진학 기회를 넓혀주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수도권 및 강남 3구 출신 학생들의 입학 비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향후 지역인재 전형 비율이 더욱 확대될 경우 강남 3구 출신 비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편, 강남 3구 지역 학부모들이 의대 입시를 위해 투입하는 천문학적인 사교육비 규모에 비해 실제 의대 진학률이 압도적이지 않다는 '효율성' 관점의 비판도 제기됩니다. 불평등 연구자인 정준호 강원대 교수는 강남 3구 출신 의대 신입생 비중이 10~15% 선에서 유지되는 것을 두고 사교육비 규모를 감안할 때 오히려 '의외의 결과'라며, 강남 3구 중심의 교육비 투자가 비용 대비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비효율성 논란은 의대 입시에서 N수생이 차지하는 비중과도 연결됩니다. 의대 진학자의 절반가량이 N수생(재수 이상)을 선택하며 이들의 비율은 49.11%에 달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33개 의대 정시 합격자 중 수능을 두 번 이상 본 N수생은 79.2%로, 10명 중 8명꼴이었습니다.
재수를 포함한 N수에는 막대한 교육비가 투입됩니다. 교육부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19개 재수종합기숙학원의 월평균 교육비는 약 334만 9,039원으로 1년으로 환산하면 약 4천만 원에 달합니다. 의대 입학 정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강남 3구를 중심으로 한 과도한 교육비가 입시 경쟁에만 투입되어 고액의 사교육 시장을 형성하고 N수생을 다수 발생시키는 구조는 개인과 사회 전체적으로 명백한 비효율이라는 지적이 우세합니다.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통계는 여전히 강남 3구 고교 출신 학생들의 의대 진학률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현실을 보여주면서, 한국 교육 시스템의 불평등한 자원 집중 문제를 재확인시켜줍니다. 절대적인 의대 정원 증가가 강남 3구 출신 합격자의 수적 증가를 가져왔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의대 입시의 승자가 되기 위해 절반에 가까운 학생들이 N수를 택하며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소모하는 현실은, 단순히 입시 성공 여부를 넘어선 교육 자원의 건전성과 사회적 효율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