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들의 새로운 표적이 된 은행

"가상자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은행은 예금과 신규 고객을 늘릴 기회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금융사기에 이용되는 계좌도 늘어나면서 사기 예방과 고객 보호라는 새로운 부담을 안게 됐습니다."  

빗썸과 실명계좌 제휴를 맺은 지 두 달 만에 요구불예금이 5조 원 넘게 늘어난 KB국민은행. 하지만 예금이 크게 늘어난 이면에는 주요 은행 가운데 신규 계좌 대비 사기 이용 계좌 비율이 가장 높다는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가상자산 거래의 빠른 자금 이동과 비대면 거래 방식을 악용하는 범죄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입니다.

이제 금융권의 가상자산 거래소 제휴 경쟁은 단순히 얼마나 많은 예금을 유치하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기 계좌를 얼마나 빨리 찾아내고 고객의 돈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느냐가 은행의 경쟁력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빗썸 제휴와 KB국민은행의 '빛과 그림자'

[빛] 요구불예금 5조 원 급증 효과

▪ 제휴 전환: 국민은행은 지난해(2025년) 3월, 기존 NH농협은행을 대신하여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의 원화 입출금 실명계좌 제공은행으로 전격 참여했습니다.

▪ 예금 유입: 제휴 직전인 지난해 1월 말 150조 8,885억 원이었던 국민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제휴 시작 시점인 3월 말 156조 2,034억 원으로 단 두 달 만에 5조 3,149억 원이 증가했습니다.

▪ 분석: 금융권에서는 빗썸과의 제휴가 예금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예금 증가분 전체를 제휴 효과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림자] 신규 계좌 대비 사기이용 계좌 비율 1위

▪ 과거 수치 (2022~2024년): 국민은행의 신규 계좌 1만 개당 사기이용 계좌 수는 4.3~4.5개 수준으로 안정적이었습니다.

▪ 제휴 직후 (2025년): 빗썸 제휴가 시작된 2025년, 신규 계좌 1만 개당 사기이용 계좌가 11.9개로 무려 2.5배 이상 폭증했습니다.

▪ 최근 현황 (올해 상반기): 지속적인 관리로 7.3개까지 낮아졌으나 여전히 조사 대상 8개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 은행 측 입장: 국민은행은 빗썸 제휴 이후 가상자산을 범죄에 악용하려는 세력이 늘면서 신규 계좌가 사기에 이용되는 사례가 급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주요 8개 은행 '사기이용 계좌' 현황 비교 (올해 상반기 기준)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신규 계좌 1만 개당 사기이용 계좌 발생 비율은 은행별로 상당한 격차를 보였습니다. 국민은행의 비율(7.3개)은 가장 낮은 신한은행·토스뱅크(1.3개)의 약 5.6배에 달합니다.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금융사기 위험

금융사기 계좌 문제는 특정 은행에만 국한되지 않고 은행권 전체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 지난해(2025년) 급증: 주요 8개 은행의 지급정지 사기이용 계좌는 8만 1,761건으로, 전년(4만 5,904건) 대비 78.1%(약 1.8배) 증가했습니다.

▪ 올해 상반기 추세: 올해 상반기에만 이미 5만 9,291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전체 건수의 72.5%에 해당하는 규모로 하반기까지 이 추세가 지속되면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리스크 관리 잔혹사와 대응책: 단기 계약에서 장기 제휴로

▪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와 단기 재계약: 올해 발생한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 여파로 국민은행과 빗썸은 지난 3월 6개월 단기 계약을 체결하며 리스크 점검에 나섰습니다.

▪ 장기 제휴 연장 (2027년 9월까지): 이후 양사는 이상거래 탐지 체계를 정비하여 최근 1년 추가 계약을 맺었으며, 제휴 기간을 2027년 9월까지 연장했습니다.

▪ 공동 대응 체계 구축: 국민은행과 빗썸은 ‘금융사기 대응 협의체’를 구성하고 의심거래 모니터링과 이상거래 탐지시스템(FDS) 연동 강화를 추진 중입니다.

향후 전망 및 금융권 패러다임의 변화

보안·리스크 관리 투자 영역의 대전환

과거 은행의 보안 투자가 단순 개인정보 유출 방지나 외부 해킹 방어에 집중되었다면 앞으로는 가상자산과 연계된 자금 흐름을 정밀 추적하는 분야로 대대적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 이상금융거래 탐지시스템 (FDS): AI 분석을 결합하여 패턴화된 사기 거래 조기 식별

▪ 자금세탁방지 (AML) & 고객확인제도 (KYC): 비대면 계좌 개설 시 신원 확인 및 이상 자금 출처 검증 강화

▪ 종합 자금 흐름 분석: 일반 금융 계좌 거래와 가상자산 거래소 간의 왕복 자금 흐름을 실시간 종합 분석하여 반복적 의심거래 조기 차단

비대면 계좌 개설과 빠른 계좌이체가 일상화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제휴는 은행에 예금과 고객을 늘릴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금융사기를 예방하고 고객의 자산을 보호해야 하는 책임도 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은행의 경쟁력은 단순히 신규 계좌를 얼마나 많이 만들고 예금을 얼마나 늘렸느냐로 결정되지 않을 것입니다.

늘어난 거래 속에서 금융사기를 얼마나 잘 막고 고객의 피해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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