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통령에게 가장 추천하는 책
대통령 선거가 이제 며칠 앞으로 다가오면서 차기 대통령의 철학과 통찰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출판인회의는 전국 113개 출판사를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에게 권하는 책’ 설문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출판사들이 자사가 펴낸 책 중 1권, 그리고 타 출판사의 책 중 1권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기준은 시의성, 공공성, 완성도였습니다. 그 결과 총 204권(중복 포함)이 추천 도서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책은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와 김주완 작가의 '줬으면 그만이지'였습니다.
'소년이 온다'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한강의 대표작입니다. 국가폭력에 맞서 인간의 존엄을 지키려는 이들의 목소리를 문학적으로 치밀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내며, 민주주의의 본질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줬으면 그만이지'는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의 학창시절을 묵묵히 후원했던 김장하 선생의 삶을 기록한 르포 에세이입니다. 저자 김주완 전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은 기업가이자 나눔의 실천가였던 김장하 선생의 삶을 통해 공공성과 책임, 그리고 진정한 사회적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되묻고 있습니다. 이 책은 최근 사회 각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다수의 추천을 받은 도서로는 다음과 같은 책들이 있습니다.
강지나 작가의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되는가'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정책적 대응을 요구하는 현실적인 보고서이며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와 '넥서스'는 인류 문명과 기술 변화에 대한 철학적 통찰을 제공합니다.
스티븐 레비츠키의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와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는 민주주의의 위기와 권력 집중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유시민 작가의 '국가란 무엇인가'와 '나의 한국현대사'는 정치의 본질과 한국 사회의 역사적 맥락을 날카롭게 되짚고 있습니다.
이번 설문은 단순한 도서 추천을 넘어, 차기 대통령이 어떤 가치와 시각으로 국정을 이끌어야 하는지에 대한 출판계의 진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더 깊이 들을 수 있기를 바라는 출판인들의 바람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단지 정치 기술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통찰과 공공의 마음을 읽는 능력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좋은 책을 읽는 것에서부터 가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