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멀어지는 이유는?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친구를 사귀거나 오랜 친구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바쁜 일상과 환경의 변화 속에서 '우정'이라는 관계가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 현실은 많은 성인들이 공감하는 사회적 변화이기도 합니다.
최근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토커 리서치(Talker Research)'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미국 성인 10명 중 7명(69%)이 '나이가 들수록 가까운 친구를 사귀기 어려워진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이들이 '가깝다고 느끼는 친구의 수'는 평균 3.6명에 불과해 성인이 된 이후 사회적 관계망이 눈에 띄게 좁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단지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 어려운 것뿐 아니라 기존의 우정도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응답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평균 8.7명의 친구와 우정이 소원해졌거나 완전히 끊겼다고 답했습니다. 매년 한 명 정도의 친구와 멀어지는 셈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인간관계가 점차 희미해지는 현실을 반영합니다.
세대별로 보면 Z세대가 평균 10.4명의 친구를 잃었다고 응답해 베이비붐 세대(7.7명)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관계가 단절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디지털 시대에 태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손쉽게 연결되는 세대일수록 역설적으로 우정의 지속 기간은 짧아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또한 남성은 지난 10년간 평균 9.6명의 친구를 잃었다고 느낀 반면, 여성은 7.8명으로, 남성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관계 단절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친구를 잃는 걸까 하는 의문이 남습니다. 가장 큰 이유로는 '지리적 거리(50%)'가 꼽혔습니다. 도시 이동, 이사, 혹은 직장과 학업 등의 변화로 인해 물리적으로 떨어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관계가 희미해지는 것입니다.
이어 '인생의 전환기(48%)', 즉 결혼, 취업, 학업 변화 등이 관계 단절의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외에도 '친구가 먼저 연락을 끊었다'(40%), '내가 연락을 끊었다'(35%), '시간 부족'(25%), '가치관 변화'(22%)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세대별로 친구 관계가 멀어지는 이유에도 차이가 존재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가치관의 변화'를 우정이 약해지는 주된 이유로 꼽았는데, 이는 사회적 이슈나 삶의 방향성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면서 관계에 균열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반면 베이비붐 세대는 '지리적 거리'를 가장 큰 요인으로 인식해 물리적 이동이 관계의 지속 여부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습니다.
| 구분 | 지난 10년간 친구 단절 평균 수 | 특징 |
| Z세대 | 10.4명 | 베이비붐 세대(7.7명)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관계 단절 경험. 디지털 시대에도 역설적으로 우정의 지속 기간은 짧아짐. |
| 베이비붐 세대 | 7.7명 | 상대적으로 관계 단절 속도가 느림. |
| 남성 | 9.6명 | 여성(7.8명)보다 더 많은 관계 단절을 경험. |
| 여성 | 7.8명 | 남성보다 관계 단절 수가 적음. |
이처럼 나이가 들수록 관계가 단절되고 새로운 인연을 만들기가 어려워지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현대 사회 전반의 구조적 변화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일, 가정, 지역사회 중심의 생활 패턴이 개인의 사회적 연결망을 좁히고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많아질수록 진정한 정서적 유대는 오히려 약해지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결국, '성인이 되어도 진정한 친구를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공통된 고민이자 사회적 관계의 본질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화두로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