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의 대상이었던 외래어 간판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각 가게는 독특한 간판을 내세우곤 합니다. 오늘날 외래어로 쓰인 간판은 흔히 볼 수 있지만 과거에는 이러한 외래어 간판이 비난의 대상이 됐습니다. 순수한 우리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던 시절, 외래어로 표기된 간판은 무조건적인 비판을 받았습니다.

1960년대 명동 거리에 걸린 간판들을 조사한 기사가 있습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1969년 서울의 대표적인 유흥지역인 명동 유네스코회관에서 사보이호텔까지 100미터 구간에 있는 간판을 조사했더니 당시 걸려있는 60개의 간판 중 순수 우리말로 된 것은 '옛집', '나그네집', '조타' 등 약 10개에 불과했습니다.

40개의 간판은 외래어로 표기되었고 10곳은 '뉴서울' 같은 혼용 간판이었습니다. 외래어 간판 중에서는 '킹스톤', '브론디', '케빈' 등 영어식 이름이 주를 이루었으며 '가스댈로', '프랑소와', '암스텔당', '소비아' 등 유럽계 외래어도 많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현재도 서울시내 대표적인 유흥가인 홍대나 압구정, 성수, 강남 등을 돌아다녀 보면 순수 우리말 간판을 찾기 힘든 상황입니다.

혹시 여러분은 알고 계신가요? 우리나라에서는 옥외 광고물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외국어로만 구성된 간판은 엄연한 불법입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한글과 함께 표기해야 하지만 실제로 이를 규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도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