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퇴직과 지속 노동의 현실
2024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베이비부머 세대의 평균 퇴직 연령이 법정 정년 60세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질 은퇴 연령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웃돌아, 조기 퇴직 후에도 지속적인 경제 활동을 이어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1차 베이비부머 세대(1955년~1963년 출생)의 평균 퇴직 연령은 52.9세로 집계되었으며, 2차 베이비부머 세대(1964년~1974년 출생)는 이보다 더 이른 46.9세에 평균적으로 직장을 떠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는 법정 정년인 60세보다 7년에서 13년이나 빠른 퇴직 시점입니다.
특히, 60세 정년을 모두 채운 비율은 전체 퇴직자의 16.8%에 불과했으며, 성별 격차가 뚜렷했습니다. 남성의 경우 25.1%가 정년을 채운 반면, 여성은 9.1%에 그쳐 여성의 조기 퇴직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퇴직 연령은 산업, 고용 형태, 성별, 직업군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으며, 전반적으로 여성의 근속 기간이 남성보다 짧은 경향을 보였습니다.
법정 정년보다 이른 퇴직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실질 은퇴 연령은 OECD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 남성은 65.4세, 여성은 67.4세에 실질적으로 은퇴하는 것으로 나타나, 퇴직 후에도 상당 기간 경제 활동을 지속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최근 10년간 중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2024년 기준 연령대별 경제활동참가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 55-60세: 76.2%
- 61-64세: 64.1%
- 65-69세: 55.4%
이러한 증가세는 특히 정년을 초과한 고령 남성과 전 연령대 고령 여성에게서 두드러집니다. 정년 이전 연령대의 남성 경제활동참가율이 정체되거나 소폭 하락한 반면, 고령 남성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크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55-60세 여성 중 '일 경험 없음' 비율이 1.9%에 불과하다는 점은 중고령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가 매우 활발함을 시사합니다.
이번 통계청 자료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복합적인 노동 시장 과제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법정 정년 제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조기 퇴직이 일반화되는 상황에서, 생계를 위한 재취업이나 창업 등 퇴직 후 경제 활동 지속이 불가피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더욱 이른 퇴직과 활발한 경제활동 재개가 동시에 나타나, 경력 단절 이후 재진입의 어려움과 필요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고령화 사회에서 노동력 활용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며, 조기 퇴직자의 재취업 지원, 고령층 맞춤형 일자리 창출, 그리고 연령과 성별에 따른 노동 시장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더욱 필요함을 시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