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독서 40년의 변화-1988

"책 읽는 청소년의 모습은 시대를 담는 거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1980년대의 학생들이 두꺼운 번역 소설을 곱씹으며 꿈을 키웠다면 오늘날의 청소년들은 웹툰과 웹소설 속 빠른 전개와 매혹적인 캐릭터에 몰입합니다. 종이책을 넘기던 손길은 이제 스마트폰 화면을 스크롤하는 움직임으로 바뀌었고 '독서'라는 행위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 형태와 내용은 전혀 다릅니다.

1988년, 동방생명이 전국 초중고 학생과 주부를 대상으로 독서 문화를 조사 했습니다. 분석된 5,000편의 독후감 중 무려 10편 중 7편이 외국 번역 도서였습니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외국 작품에 대한 선호는 더욱 뚜렷해져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경우 독후감 10편 중 9편이 외국 문학이었습니다.

장르별로는 초등학생은 '동화'를 중고등학생은 본격적인 '소설'을 즐겨 읽었습니다. 초등생이 가장 많이 읽은 도서로는 '소공녀', '플란다스의 개', '심청전', '미운 오리 새끼', '왕자와 거지', '콩쥐팥쥐', '장발장', '흥부와 놀부', '피노키오', '톰 소여의 모험' 등이었습니다.

책을 읽게 된 동기로는 자발적인 경우가 33.5%였으며, 주위의 권유 26%, 우연히 17%, 숙제 12.4%, TV영향 10% 등 비 자발적으로 책을 읽은 경우가 48.6%였습니다. 그중 자발적 독서는 시험과 공부와 관련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과거 청소년들의 독서는 '세계 고전 문학'을 통해 보편적 교양을 쌓는 과정이었다면 오늘날 독서는 웹을 중심으로 한 개인화·즉각적 즐거움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동시에 현실을 반영하는 청소년 문학의 인기는 오늘날 청소년들이 자기 경험과 감정을 보다 직접적으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독서는 여전히 청소년들의 성장 과정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종이책에서 웹으로, 고전에서 웹소설로'라는 흐름의 전환은 단순한 독서 습관의 변화가 아니라 세대 정체성과 사회적 가치관의 변화를 반영하는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1980년대의 독서가 교양적·교육적 가치 중심이었다면 2020년대의 독서는 즉각적 몰입과 공감 중심으로 바뀌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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