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가운데 37%는 타향살이 중 - 1986년
1986년 대한민국은 '아시안게임'의 환호와 '88 서울올림픽'을 향한 기대감으로 들썩이던 격동의 시기였습니다. 매일경제 11월 21일 자 사설에 실린 타향살이에 대한 기사는 화려한 성장 이면에 정든 고향을 떠나 도시의 외로움을 견뎌야 했던 수많은 이들의 땀과 눈물이 배어 있었습니다.
대가족의 따뜻한 울타리는 '핵가족'이라는 효율적인 이름 아래 해체되기 시작했고 높아진 학력만큼이나 개인의 독립심과 자유로운 가치관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번듯한 내 집 하나 없이 전월세를 전전하는 도시 서민들의 고단함과 낯선 타지에서 느끼는 심리적 방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986년의 대한민국은 경제 발전이라는 장밋빛 구호 아래 농촌은 비어갔고 도시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타향살이'들로 유례없는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그 당시 인구 및 주택 센서스를 통해 그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1. '고향' 잃은 도시민: 높은 인구 이동성
· 타향살이의 급증: 총인구의 36.8%(1,489만 명)가 출생지를 떠나 거주 중입니다. 5년 전보다 6%p나 증가한 수치로 국민 3명 중 1명은 타향에 살고 있습니다.
· 본토박이 없는 도시: 서울 인구의 59%가 타도 출신이며 주요 대도시 역시 절반 이상이 전입자입니다. 사설은 이를 '피난살이 같은 불안정함'으로 규정하며 정서적 공백을 우려합니다.
2. '이농현상'과 수도권 집중화의 심화
· 도시 유입 가속: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한 인구(236만 명)가 반대 경우보다 3배 가까이 많습니다.
· 서울 외곽의 팽창: 서울이 이미 만원(滿員) 상태가 되자 사람들은 경기도 등 수도권 외곽으로 밀려나면서도 여전히 도시의 언저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3. 주거 불안정: 전세와 월세의 고단함
· 내 집 없는 서민: 인구가 몰리는 대도시일수록 자기 집 비율이 낮습니다. 특히 부산(월세 33.5%)과 경남 지역의 높은 월세 비중은 산업화의 그늘을 보여줍니다. 반면 인구 유출이 많은 전북은 자기 집 비율(70% 이상)이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4. 가족 제도의 격변: 핵가족화와 이혼 증가
· 전통 가부장제의 붕괴: 3인 가구가 전체의 36%를 차지하며 대가족제가 무너지고 핵가족, 나아가 1인 가구로의 이행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 이혼 및 만혼 현상: 이혼 인구가 5년 전보다 약 5만 명 늘어났으며 여성과 20대의 이혼 증가가 눈에 띕니다.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것은 가정에 대한 애착이 줄어드는 신호로 해석됐습니다.
5. 고학력 사회로의 희망
· 인적 자원의 성장: 문맹률이 2~3%대로 떨어지며 전국적인 고학력 사회가 전개됐습니다. 사설은 이 풍부한 인력 자원을 국가 발전에 응집시키는 것이 부국(富國)의 열쇠라고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