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미국의 대재벌 기업 Top 10
오늘날 글로벌 경제의 심장부는 실리콘밸리입니다. 애플의 아이폰,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가 세계 경제의 혈맥을 쥐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계를 60년 전으로 돌려보면 풍경은 전혀 다릅니다.
1968년 당시 세계 경제의 패권은 오늘날의 무형의 코드가 아니라 강철과 석유, 공장과 설비 같은 물적 산업에 있었습니다. 제조업은 곧 국가 경쟁력이었고, 산업의 힘은 눈에 보이는 생산 능력에서 나왔습니다.
경향신문 1968년 6월 14일 자 보도에 따르면 1967년 포춘(Fortune)지가 선정한 미국 10대 기업 명단은 이러한 시대상을 잘 보여줍니다. 철강·석유·자동차 등 제조업 기업들이 미국 전성기의 중심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산업의 중심축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공장과 기계가 지배하던 시대는 저물고, 소프트웨어와 데이터가 새로운 패권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당시의 기록을 통해 그 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1967년 미국 경제를 지배한 '빅 3'와 에너지 패권
당시 미국 경제의 위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는 자동차 산업이었습니다. 1967년 매출액 기준 1위를 차지한 제너럴 모터스(GM)는 연간 매출 200억 달러라는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자동차가 미국식 생활양식 (American Way of Life) 그 자체였음을 증명합니다.
이어지는 순위에서도 제조업과 에너지의 강세는 뚜렷했습니다.
· 자동차 왕국: 1위 GM에 이어 3위 포드, 5위 크라이슬러가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10대 기업 중 3곳이 자동차 제조사였습니다.
· 검은 황금의 시대: 2위 스탠더드 오일을 필두로 TOP 10 중 4개 기업이 석유 및 석유화학 기업이었습니다. 이는 내연기관의 폭발적 보급과 에너지 집약적 산업 구조가 정점에 달했음을 보여줍니다.
· 종합 제조의 상징: 4위를 기록한 제너럴 일렉트릭(GE)은 가전부터 항공 엔진까지 아우르며 미국 제조 기술력의 자부심으로 군림했습니다.
IT 혁명의 예고편, IBM의 등장
흥미로운 점은 현재 IT 산업의 조상 격인 IBM이 7위(매출 53억 달러)에 올랐다는 사실입니다. 다만 당시의 IBM은 오늘날의 구글이나 메타 같은 플랫폼 기업과는 결이 달랐습니다. 소프트웨어보다는 거대한 '메인프레임' 하드웨어를 생산하고 기업용 시스템을 구축하는 전형적인 정밀 기계 제조업으로서의 성격이 짙었습니다.
60년 전 미국은 '세계의 공장'으로서 물건을 만들어 전 세계에 공급하며 부를 쌓았습니다. 1968년의 독자들은 자동차와 기름의 순위에 열광했지만 그로부터 반세기 뒤 전 세계가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에 의해 움직이게 될 줄은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 급격한 변화는 기술 혁신이 국가와 기업의 운명을 어떻게 뒤바꾸는지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증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