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대학생들의 취미는?
요즘 대학생들은 다양한 취미 생활을 즐기며 여가 시간을 풍성하게 보내고 있지만 지금으로부터 약 60년 전, 1960년대의 대학생들은 비교적 단조로운 취미 활동을 즐겼습니다. 당시에는 나라 전체가 가난했던 시기인 만큼 대학생들의 취미 생활도 소박하고 단출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1965년 3월 4일 자 동아일보 기획 연재된 기사에 '하이델베르크의 대학생들은 술, 연애, 학문을 즐기며 낭만적인 캠퍼스 생활을 보내는 반면,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사회와 정치 현실의 영향을 받아 대학 생활이 위축되어 다소 불행해 보인다. 대부분은 학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취미나 오락도 풍족하지 못하다.' 라는 서두로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캠퍼스 안팎 생활을 엿보며 용돈의 규모, 사용처를 살펴봤습니다.
당시 서울대학교 정치학과에 재학 중이던 한 남학생은 한 달 용돈이 약 2,000원이었고, 그 중 무려 3분의 2를 술값으로 썼다고 합니다. 여학생들의 용돈은 남학생보다 적은 편으로 한 달 평균 1,000원에서 1,500원 정도였습니다.
서울대 사범대학의 W양은 “여자는 데이트할 때 돈 쓸 일이 별로 없다”고 말하며 현실적인 소비 패턴을 전했고, 이화여대 교육학과 3학년 K양은 “영화 구경이나 옷차림에 꽤 많은 돈이 든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연세대 정외과 4학년 J군은 “미국의 라이트 뮤직이나 팝송은 이제 우리 체질의 일부처럼 되어버렸다”고 말합니다. 1, 2학년 학생들은 뮤직홀을 드나들며 음악을 즐겼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중했습니다. 한 여학생은 “대학생들이 즐겨 듣는 노래를 알고 싶다면 시내의 D다방에 가보라”고 귀띔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파티에서 트위스트 장기 기록 대회가 열릴 정도로 1960년대에 유행하던 트위스트 춤은 많은 대학생들이 능숙하게 즐겼던 대중문화의 일부였습니다.
이처럼 대학생들의 취미는 술, 영화, 음악뿐만 아니라 바둑, 당구, 클럽 활동 등으로 다양하게 이어지지만 이러한 활동들만으로는 여전히 그들의 욕구불만을 충분히 해소되지 못했다고 전합니다.